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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강국 지적재산권 보호가 먼저다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지적재산권. 말 그대로 특허부터 상표 등의 배타적 권리를 통칭하는 명칭으로 특허법과 상표법,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해 보호되는 말 그대로 '지식'에 대한 권한이다.기술과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사업의 원천이자 핵심이다. 말 그대로 모든 것을 걸고 지켜야 하는 목숨과도 같은 존재인 셈이다.그렇기에 그들은 이를 보호하기 위해 없는 자원을 모두 동원해 보호막을 세우지만 스스로 세운 보호막은 한없이 약하다. 자본에 의해, 법률상 허점에 의해 너무나 쉽게 무너지는 일이 예사다.최근 한 대기업과 헬스케어 스타트업간에 일어난 다툼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대기업이 스타트업과 기술 제휴 등의 이유로 수차례 회의를 진행했고 스타트업보다 한발 앞서 매우 유사한 제품을 시장에 내놨다.물론 이들의 계약과 속사정을 깊숙히 알 수 없겠지만 논란의 여지는 충분했고 결국 난타전이 벌어진 끝에 그 대기업이 제품을 포기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현실화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 스타트업 CEO가 국내에서 손꼽히는 로펌 변호사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렇지 않았으면 속수무책으로 당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그만큼 스타트업들의 입장에서는 대기업과의 협업에 늘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위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특히 헬스케어와 관련된 스타트업들은 더 큰 부담도 가지고 있다. 자본도 자본이지만 '의료'와 관련된 특성상 의료인, 의료기관과의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속칭 말하는 갑질도 주로 여기서 발생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봐야 임상을 거치지 않으면 시장에 나올 수 없는 것이 이 업종의 특징이다. 또한 이 임상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곧 사용자다.이를 빌미로 물건 납품을 지시하고 어음을 돌려가며 4~5년을 버티는 것은 이미 예사다.이미 다른 병원에 유가로 납품하고 있는 제품을 임상과 연구 등의 목적으로 공짜로 세팅해 달라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판매처가 정해진 파이에서 장사를 하는데 구매자가 너도나도 공짜로 달라는 셈이다.여기에 더해 일부 대형병원에서는 아예 특허 서류 일체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여타 다른 장비와의 호환성과 안전성을 이유로 삼는다고 한다.특허 서류 일체는 그 기업의 핵심 기술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 사실상 그 기업의 목숨줄을 맡기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는 진정한 갑질인 셈이다. 게다가 그 병원은 교수 창업 등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이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앞서 말했듯 지나치게 폐쇄적인 의료 환경 때문이다.감히 국내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대형병원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많지 않다. 혹여 갑질을 당했더라도 그 병원 출신이 지배하는 시장에 반기를 드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그렇기에 이러한 문제는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다. 갑질이 횡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당한 사람이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환경 때문이기 때문이다. '학교 폭력 언제든 신고하세요', '군대 폭력 신고하세요'라고 수십년간 외쳐도 바뀌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렇기에 헬스케어 강국을 꿈꾼다면 그 부조리의 끈부터 끊어내야 한다. 지적재산권의 규율도 중요하지만 보호가 우선이다. 
2023-07-03 05:00:00오피니언

디지털학회 전성시대…환자진료 실용성 초점 둔 학회 탄생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정보통신기술(ICT)·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이 의료와 접목되기 시작되면서 의료계에서 이를 선제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 했다. 디지털을 내세운 학회가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는 상황에서 '실용', '환자'를 키워드로 차별성을 꾀하는 학회가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22일 대한디지털임상의학회가 창립학술대회 사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4차 산업혁명에서 의사가 살아남는 길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의사, 제약사, 의료기기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컴퓨터공학 등 각계 전문가들을 모아 다학적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대한디지털임상의학회가 창립학술대회를 맞아 사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왼쪽부터 김기영 총무부회장, 최동주 회장,  홍광일 이사장)디지털임상의학회는 주요 방향으로 환자에게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기술을 꼽았다. 이를 위해선 디지털 기술이 여러 현장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파악해야 하는 만큼, 학회 임원진을 여러 종별에서 근무하는 의사들로 구성했다는 설명이다.회원 역시 의사회원 외에도 일반회원을 모집하고 있으며, 향후 학회 규모가 커지면 이를 분과로 나눠 여러 현안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디지털 기초분야에 생소한 의사들을 위해 컴퓨터공학과 교수를 초빙하기도 했다.이와 관련 디지털임상의학회 최동주 회장(분당서울대학교병원 내과)은 "본 학회는 개원의, 중소병원 원장, 대학병원 교수는 물론 산업계, 정부 등 각계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여러 디지털 관련 학회들이 생겼는데 연구 중심인 이들 학회에 달리, 환자를 위해 어떤 기술을 어떻게 도입해야 할지 실용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이어 "이번 창립학술대회는 실제 임상에서 어떤 기술이 쓰이고 있고, 쓸 수 있는 기술이 무엇인지 함께 연구하고 검증해 회원들에게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여러 전문과가 모인 대한의학회와 여러 종별 의사가 모인 대한의사협회처럼 우리 학회가 디지털과 관련해서 이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디지털임상의학회는 의료계가 무분별한 디지털 기술 도입을 경계하는 것과 별개로 환자 입장에선 이미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 입장으로 관점을 바꿔 이미 도입된 기술을 공부하고, 이를 응용해 다른 현장에도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와 관련 디지털임상의학회 홍광일 이사장(하이큐홍내과)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논란의 핵심은 코로나19 여파로 갑자기 의료계에 대거 디지털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성과가 무엇이고 문제는 없었는지 파악해 연구해야 한다"며 "이는 원격의료와 큰 차이가 있다. 목적은 진료실을 업그레이드 해 국민 건강을 좋아지게 하는 서비스를 구상하는 학회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디지털임상의학회는 관련 논의에서 산업·경제적인 논리보단 의사들의 윤리적인 가치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디지털이 제대로 제도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것. 대한디지털임상의학회 창립학술대회 사전 기자간담회 현장이를 실현시켜야 하는 이유와 관련해선 그동안 의료가 융합을 통해 발전해 온 상황을 조명했다. 1900년대 초, 의료와 바이오가 융합하면서 급격한 발전이 이뤄진 것처럼 디지털도 이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점에 다다른 의료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려면 디지털과 접목돼야 한다는 발상이다.이와 관련 디지털임상의학회 이민영 총무이사(영내과)는 "그동안 의학은 의학대로 발달하고 디지털도 디지털대로 발전하고 있었다. 두 분야가 융합된 경우가 별로 없다"며 "이런 공백 상태를 메꾸기 위해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환자 건강 증진을 꾀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를 위해선 어느 한 분야만이 아니라 각계가 참여한 다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최 회장 역시 "고혈압에서만 봐도 웨어러블, 모바일, 데이터베이스, 텔레메디신 등 적용되는 디지털 기술이 많다. 이런 것들이 다양하게 융합이 돼야 한다"며 "다만 아직 이들 장치가 의료기기화 되지 못해 실용성이 낮다. 궁극적으로 환자의 혈압이 자동으로 EMR에 입력돼 의사가 수시로 체크할 수 있다면 환자 상태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이어 "인공지능을 예로 들면 혈압 높으면 알아서 약 먹었는지 확인 해주고 의료기기화 된다면 약을 더 복용하라고 안내할 수도 있다"며 "이미 기술은 많이 확보돼 있고 더 복잡한 질환일수록 사용처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성인데 이를 확보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본다. 우리의 목적은 어떻게 해야 양질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무분별한 디지털 기술이 도입은 의료전달체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도 있었다. 방향성이 없다면 자본이 많은 대형병원이 더 많은 기술을 도입하게 되고 이는 의료 쏠림 현상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지적이다. 또 여러 디지털 기기를 임상에 도입함에 있어 안정성을 검증하는 것 역시 학회의 역할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와 관련 홍 이사장은 "세상은 점점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금대로라면 개원가와 대형병원 간의 의료기술력 격차가 훨씬 벌어지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디지털이 환자에게 제대로 된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디지털임상의학회 김기영 총무부회장(자애내과의원)은 "디지털과 임상이 함께 들어간 학회 명칭에서 그 의도가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디지털을 임상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라며 "단순히 기기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사용함에서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할지 학회 차원에서 연구하고 이를 회원에게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6-26 05:10:00병·의원

"일단 한번 설치하세요" 병원 요구에 기기사들 속앓이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국내 의료기관들이 연구와 실사용 경험을 명분으로 사실상 정식 버전의 의료기기를 설치해 달라는 요구가 늘면서 의료기기 기업들의 고민이 늘고 있다.목적대로 사용되면 말 그대로 윈윈이지만 일부에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골머리를 썩고 있는 것. 하지만 이를 거절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이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의료기기 스타트업들이 무료 제품 설치와 서류를 요구하는 병원의 요구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16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실사용 경험 등을 명분으로 의료기기 설치와 제공 등을 요구하는 의료기관이 늘어나면서 의료기기 기업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국내 A의료기기 기업 대표는 "전국에 이른바 데모용으로 설치된 소프트웨어가 20개가 넘는다"며 "하지만 실제로 실사용 데이터나 피드백을 주는 곳은 손가락에 꼽을 지경"이라고 털어놨다.그는 이어 "문제는 정식 판매가 시작됐는데도 정식 버전으로 구매하지 않고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등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결국 판매해야 할 물건을 공짜로 주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실제로 이는 비단 A기업만의 고민은 아니다. 상당수 의료기관들이 마찬가지 명분을 달아 기기 제공을 요구하면서 고민에 빠진 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특히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 기반의 기기는 데모용이라고 해도 성능에 차이가 없는데다 한벌 설치하면 지속적인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은 상황.이미 제공한 기기를 회수할수도 그렇다고 정식 버전 판매를 종용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있는 셈이다.국내 B의료기기 기업 대표는 "처음에는 그래도 우리 제품에 관심을 가져준 것이 고마운데다 실제로 의료진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는데 이건 아닌거 같다"며 "그래도 일부 교수나 의료진은 정말 도움이 되는 피드백이나 의견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정말 극소수"라고 전했다.이어 그는 "사실 말이 데모용이지 게임도 아니고 의료용을 기능을 한정해 설치할 수도 없지 않느냐"며 "B2C 모델이라면 바이럴 마케팅이라도 기대하지만 의료기기는 구매처가 매우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일단 이렇게 물건이 깔리면 구매를 기대할 수도 없게된다"고 털어놨다.특히 이러한 요구를 넘어 아예 납품이나 실사용 데이터를 명분으로 특허 서류 등을 주문하는 의료기관도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의료기관 입장에서는 검증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사실상 특허 서류는 제품의 원천 기술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위험도가 크기 때문이다.국내 C의료기기 기업 대표는 "얼마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납품을 위해 특허서류 등 일체를 모두 제출하라고 해서 놀랐다"며 "얘기를 들어보니 다른 기업에도 같은 요구를 한 것 같더라"고 귀띔했다.그는 이어 "서류 일체를 원본으로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기업의 원천 기술을 그대로 다 내놓으라는 것과 같은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그 병원에서는 병원의 브랜드와 이미지에 대해 신뢰하라고 하는데 아무리 납품도 좋지만 이건 기업의 운명을 그냥 내다 맡기는 꼴 아니냐"고 말했다.
2023-06-19 05:30:00의료기기·AI

구글 같던 분위기는 옛 말…간식 박스마저 없어졌다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지속되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투자 혹한기가 본격화되면서 의료기기 스타트업들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당장 돈줄이 막히자 인건비와 복지 혜택 등을 지속적으로 축소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경영진은 물론 직원들의 불안감도 커져가는 분위기다.유례없는 투자 혹한기가 본격화되면서 인건비와 복지 혜택을 줄이는 기업이 늘고 있다.14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의료기기 스타트업들이 잇따른 투자 중단과 축소로 비상경영체제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됐다.A기업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에서 자리를 옮긴 지 이제 딱 2년이 되어 가는데 정말 1년은 고사하고 한달마다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느낌"이라며 "2년 전과 작년, 올해 상황이 정말 많이 다른 것 같다"고 귀띔했다.그는 이어 "실제로 2년전만 해도 전체적으로 작은 구글같은 느낌이 났는데 지금은 정말 소기업 느낌"이라며 "날마다 돈 얘기만 하니 지쳐가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덧붙였다.이는 비단 A기업만의 분위기는 아니다. 실제로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투자 한파로 사실상 스타트업들의 혹한기가 본격화되면서 업계 자체가 우울감에 빠져드는 분위기가 역력하다.지속적인 투자 라운드를 예상하고 세워놨던 모든 계획을 수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 당장 비용을 통제하지 못하면 곧바로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B기업 대표는 "일단 올해만 버텨보자는 의지로 런웨이(현금 생존 기간)를 수정했는데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내년도 기약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라며 "이미 천억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자랑하던 주변 기업들 중에도 몇달을 못버틴다는 얘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이어 그는 "결국 이제 누가 앞서나가느냐가 아니라 누가 살아남는가에 대한 문제가 됐다는 의미"라며 "한방에 털어놓고 장렬하게 전사하느냐 차근차근 말라가며 일단 살고 보느냐의 문제"라고 전했다.이로 인해 각 기업들이 회사 비품은 물론 제공되던 간식과 야식 등의 혜택까지 잇따라 축소하면서 사내 분위기도 뒤숭숭해지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리스 비용 등을 모두 줄여도 런웨이가 보장되지 않으니 정말 마른 수건까지 짜고 있는 셈이다.A기업 관계자는 "부서장 활동비가 없어진데 이어 직원들 식대가 1만 5천원 한도에서 1만원으로 줄었다"며 "강남 바닥에서 1만원으로 뭘 먹느냐는 불만이 가득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또한 그는 "특히 올해 들어 휴게실에 가득 쌓여있던 음료와 간식이 중단된 상황"이라며 "과자값까지 아끼다니 회사가 얼마나 어려운 것이냐는 말이 돌면서 회사 전체가 뒤숭숭하다"고 덧붙였다.이로 인해 일부 기업들은 아예 본사 이전은 물론 구조조정안까지 테이블 위에 꺼내놓은 상태다. 당장 큰 돈이 들어가는 부분을 원천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수순이다.C기업 대표는 "일단 임대료를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정부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창업 공동 공간 등으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며 "주차와 교통, 회의와 자리배치 등에 불편은 있겠지만 당장 임대료 자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2023-02-15 05:30:00의료기기·AI

반토막난 기업가치에 스톡옵션 매력 '뚝'…기업들 한숨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금리 인상 등에 따라 투자 시장이 위축되며 의료기기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속절없이 쪼그라들면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의 매력도 급속도로 하락하는 모습이다.이로 인해 스톡옵션을 카드로 주요 인력의 확보와 유지에 나섰던 기업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는 상황. 최후의 카드까지 무용지물이 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무기가 없어졌기 때문이다.기업가치 하락으로 스톡옵션의 매력이 급속도로 떨어지면서 기업들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13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4차 산업 혁명과 코로나 대유행을 타고 급속도로 성장하던 의료기기 스타트업들이 스톡옵션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국내 A기업 대표이사는 "사실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스타트업 입장에서 능력있는 C레벨급 인사의 연봉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때 사용하는 최후의 보루가 바로 스톡옵션과 지분 배당"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회사의 미래가치를 담보로 같이 키워서 같이 먹자는 제안인 셈"이라며 "하지만 몇 달만에 뚝뚝 떨어지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로 인해서 이 카드가 힘을 잃고 있다"고 털어놨다.실제로 이 기업은 이미 시리즈C 투자를 마치고 IPO(기업공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업가치가 예상외로 지나치게 떨어지자 이같은 계획을 사실상 무기한 보유한 상태.오히려 후기 투자 당시보다 기업가치가 너무 떨어지면서 사실상 IPO를 진행할 수 있는 동력 자체를 잃었기 때문이다.A기업 대표는 "실제 비전이 구체화되기 전 당시보다 가치가 더 떨어진 상황"이라며 "제대로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바에 일단 버텨보자는 것이 구 투자자와 주관사의 의견"이라고 귀띔했다.이어 그는 "문제는 당장 IPO를 바라보며 버티던 임직원들"이라며 "특히 스톡옵션 등의 행사를 기대하던 임직원들의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덧붙였다.이는 비단 A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실제로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B기업의 경우 IPO 계획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이미 주요 임원들의 이탈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기업가치가 반토막 이하로 급하락하면서 스톡옵션과 지분에 대한 가치 자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이미 지난해 상장한 의료기기 및 바이오기업들이 공모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한데다 상장 이후에도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스톡옵션 행사가가 오히려 주가보다 낮은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는 이유.가령 기업가치가 1조원일때 스톡옵션 행사가가 2만원으로 추정됐다면 지금은 기업가치가 5000억원 이하로 줄어들어 버린데다 그나마 공모가를 더 낮춰잡는 기류가 강하다는 점에서 잘못하면 행사가가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결국 예정대로 IPO를 진행한다 해도 스톡옵션과 지분 가치가 바닥이라는 점에서 아예 이를 포기하는 사례까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B기업 대표는 "회사 경영에 참여했던 인사들인 만큼 현재 시장을 매우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듯 하다"며 "당장 IPO를 할 수도 없을 뿐더러 한다 해도 매력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 아니겠냐"고 토로했다.그는 이어 "결국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더이상 우수 인력을 끌고 나갈 무기도, 동력도 다 잃어버린 셈"이라며 "예비 유니콘으로 불리며 시장을 주도하던 기업들까지 속절없이 무너지는 상황에 버틸 수 있는 기업들이 몇이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2023-02-14 05:20:00의료기기·AI

기술 도용 논란 일파만파…고민 깊어지는 기기사들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롯데헬스케어와 스타트업 알고케어 사이에 불붙은 기술도용 논란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의료기기 스타트업들도 뒤숭숭한 분위기로 빠져들고 있다.중소벤처기업부는 물론 공정거래위원회 등 굵직한 정부 부처들이 잇따라 등판하자 혹여 전방위로 조사가 확산되며 업계 전체가 폭풍속으로 빠져들까 우려하고 있는 것.반면 일각에서는 기업간 관계가 재정립되는 계기가 될까 기대감도 표출하는 모습이다.의료기기 업계에 불어든 공정 거래 문제로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7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헬스케어가 알고케어의 기술을 도용했다는 민원에 따라 관련 기업들에 대한 대대적인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앞서 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가 사업 제휴을 빌미로 영양제 디스펜서 아이디어를 도용해 같은 제품을 출시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던 상황.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와 영양제 디스펜서와 관련해 3차례 투자 미팅을 진행했고 이후 MOU 등이 불발되며 관계가 정리됐지만 롯데헬스케어가 같은 아이디어로 제품을 출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하지만 롯데헬스케어는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미 검토했던 아이디어로 알고케어와 협력 관계를 도모했지만 여의치 않아 자체적으로 상용화했다는 입장이다.문제는 이러한 논란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면서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공정위 조사 뿐 아니라 각 정부 부처가 조사를 시사하며 움직이고 있기 때문.실제로 지난달 미국에서 진행된 CES 2023에서 이같은 문제가 제기된 뒤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중소벤처기업부는 즉시 기술침해 행정 조사 전담 공무원을 알고케어에 파견해 피해 상황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또한 이번 논란을 중소기업 기술 탈취 근절 사례로 선정하고 디지털포렌식은 물론 법무지원단을 보내 대응을 돕겠다는 입장이다.기업 입장에서는 가장 까다로운 정부 부처인 공정위와 중기부가 동시에 이번 논란에 뛰어든 셈이다.이로 인해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의 향방에 촉각을 기울이면서도 혹여 파장이 확산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의료기기 스타트업인 A사 임원은 "지금까지 정부 부처가 나서면 산업계 전반에 강도 높은 규제 조치가 따라온 것이 사실 아니냐"며 "기술 도용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이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털어놨다.그는 이어 "투자부터 기술 개발, 상용화, 유통에 이르기까지 대기업의 파워는 정말 어마어마하다는 점에서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관계를 맺고자 노력할 수 밖에 없다"며 "솔직히 말해 대기업에서 이번 사태로 이러한 연결들에 소극적으로 변할까 걱정이 많다"고 덧붙였다.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혹여 이번 사태가 의료기기 스타트업 전체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혹여 공정위와 중기부가 업계 전반에 대한 실사나 조사에 들어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감을 보이는 기업들도 많다.의료기기 스타트업 B사 임원은 "나도 대기업에 있어봤지만 공정위 같은 조직이 한번 움직이면 그 사건만 보고 끝나지 않는다"며 "그 사건이 관행인지, 갑질인지 등등을 파악하기 위해 업계 전반을 들여다보는 것이 상식"이라고 귀띔했다.이어 그는 "결국 문제가 있건 없건 어떤 방식으로든 기업들이 그 뒤숭숭한 상황에 말려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라며 "개인적으로는 알고케어를 응원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관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토로했다.반면 이번 사태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나아가 스타트업 간에 어쩔 수 없이 형성되는 불공정한 관행을 재편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대기업의 압도적인 인프라와 영향력에 눌릴 수 밖에 없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봤을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국내 의료기기 기업 C사 임원은 "사실 대기업과의 관계에 있어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스타트업들은 을을 넘어 병, 정, 그 이하"라며 "정말 입김만 스쳐도 기업이 흔들릴만한 기회가 될 수도, 리스크가 될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아울러 그는 "산업 생태계 차원에서 보면 이러한 관계는 결코 건전하지 않은 것 아니냐"며 "이 과정에서 경종을 울리는 결과가 나온다면 그 또한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2023-02-08 05:30:00의료기기·AI

마르는 돈줄에 대표 차 까지 반납…의료기기사 잔혹사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미국발 금리인상 여파로 전 세계적인 경제 한파가 밀려오면서 의료기기 기업들도 마른 수건을 짜내며 재무 구조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대표이사는 물론 임원들 자동차까지 반납하고 성과급을 제한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는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 고용 계획도 모두 취소하는 기업들도 늘어가는 분위기다.금리인상 여파로 의료기기 기업들도 비상경영체제로 접어드는 모습이다.4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스타트업과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 한파에 대응하기 위해 비용 절감책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금리인상과 더불어 환율 불안 등으로 이른바 돈줄이 마르면서 당장 고정 비용을 조정하지 않고서는 버틸 재간이 없는 이유다.대표이사는 물론 임원진에게 지급했던 차량을 모두 회수한 A기업이 대표적인 경우다.이 기업은 최근 임원진과 영업용으로 지급했던 차량을 모두 반납하고 공용 차량 형식으로 배차 시스템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A기업 재무담당 이사는 "차량 리스와 관련된 비용이 거의 두배 이상 오르면서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다는데 뜻을 모았다"며 "대표이사가 먼저 차를 반납하겠다고 선언했고 이어서 임원진과 영업용 차량 등에 대한 리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그는 이어 "리스 금리 자체가 10%를 넘어서며 더 이상은 유지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공용 차량 형식으로 배차 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이는 비단 A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인상되는 이자 부담과 환율 불안 등으로 경제적 부담이 늘어가면서 상당수 기업들이 골머리를 썩고 있는 상황이다.고정비용을 더 이상 줄일 수 없는 상황에서 줄일 수 있는 항목들은 정해져 있기 때문. 결국 이자 비용이 들어가는 사안들은 모두 정리에 나선 셈이다.B기업도 대표이사를 비롯해 모든 임직원들의 판공비를 절반 이하로 줄이고 정액으로 제공되던 식사 비용도 조정하기로 결정했다.또한 매년 다양한 방법으로 지급하던 성과급도 임원에 한해 한해 연기해서 지급하기로 최종 결정한 상태다.B기업 대표이사는 "사실 매년 성과급 형태로 인센티브를 지급해 왔고 올해도 지급할 계획에 있었지만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는데 모두 동의했다"며 "일단 임원들의 성과급을 예치하는 방식으로 연기하고 판공비를 줄이기로 뜻을 모았다"고 털어놨다.이어 그는 "일단 국내외 승인과 허가 등 올해 굵직한 마일스톤이 많은 만큼 성과를 거둔 뒤 열매를 따자는 의미"라며 "당장 줄일 수 있는 항목들이 정해져 있는 만큼 답이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아예 설비 투자를 보류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당장 대출 이자 등이 폭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입금으로 투자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C기업이 대표적인 경우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지는 대대적 투자 계획을 단계적 방안으로 최종 조정한 상황이다.C기업 신사업 본부장은 "상황이 너무나 급변하고 있고 지금의 판매량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며 "대대적 투자를 통해 공격적인 전략을 수립했었지만 일단 단계적 대응으로 조정을 마친 상황"이라고 말했다.아울러 그는 "일단 대출이자 등이 너무 오르면서 금융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게 커진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사실 대부분 기업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면서 신사업 진출이나 설비 투자는 어느 곳이나 다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2023-01-05 05:30:00의료기기·AI

CES 수놓는 국내 기업들…혁신상 휩쓸며 돌풍 예고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세계 최대 전자전시전인 CES 2023에 대거 참여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특히 올해부터 디지털헬스 분야가 신설된 것을 계기로 차별화된 기술력을 선보이며 혁신상을 휩쓸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세계 최대 전자전시전인 CES에 국내 기업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사진=CES 2022)미국 소비자 기술협회(CTA)는 현지시각으로 오는 1월 5일부터 8일까지 라스베가스에서 국제 전자전시전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을 개최할 예정이다.세계 최대 전사전시전답게 이번 전시회에는 173개국에서 무려 3000개 기업이 참여해 기술력을 선보일 예정이다.그만큼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도 이번 CES에 대거 참여가 예정돼 있다. 특히 올해부터 CES가 가전을 넘어 디지털헬스 분야를 신설하면서 참여 규모도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를 기반으로 국내 기업들은 이미 주요 부문에서 혁신상을 휩쓸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이미 세계의 조명을 받을 준비를 마친 셈이다.이번 CES에서 주목할만한 기업은 역시 웨이센이다. 이미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중 최초로 혁신상 4관왕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실제로 웨이센은 CES 2023에서 웨이메드 코프(WAYMED Cough)를 중심으로 웨이메드 엔도 프로(WAYMED Endo PRO), 웨이메드 EBUS(WAYMED EBUS)로 4개의 혁신상을 휩쓸었다.신설된 디지털헬스 부문에서 2관왕을 차지한 것을 넘어 소프트웨어 및 모바일 앱 부문에서 2개를 더 추가하며 4관왕의 영예를 안은 것.소프트웨어 부분에서 수상한 웨이메드 코프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환자의 호흡기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서비스다.또한 내시경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웨이메드 엔도는 CES 2022에서도 혁신상을 받은 제품. 2년 연속 혁신상을 받는 기록도 세운 셈이다.웨이센 관계자는 "웨이센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립 3년만에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 리스트에 오른데 이어 글로벌 헬스케어 어워드 Medtech Innovator APAC에서 Top 4에 선정되며 의료 AI 산업 내 독보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메디웨일도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 허가를 받고 지난달 신의료기술평가 대상에 오른 따끈한 신제품인 레티-CVD를 앞세워 CES에 출사표를 던졌다.특히 첫 진출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아 역시 혁신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겹경사를 맞은 상황.레티-CVD는 망막 영상을 이용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진단하는 세계 첫 의료기기로서 그 혁신성을 인정받았다.실제로 레티-CVD는 한국 환자의 망막 이미지와 심장 컴퓨터 단층 촬영(CT) 스캔을 함께 활용한 딥러닝 데이터를 통해 해외 6만여명의 환자 데이터와 동등하다는 유효성을 입증한 바 있다. 개원가에서 CT촬영 없이도 1분만에 심장 질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올해 CES 2023에서 수상하는 혁신 기업과 기술들최태근 메디웨일 대표는 "레티-CVD가 의사와 일반 소비자 모두에게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올해 초 유럽 심장저널에서 심장내과의 임상 현장을 바꾸는 혁신 기술로 인용되데 이어 CES에서 혁신상까지 받게 돼 너무 기쁜 마음"이라고 전했다.하지만 CES가 스타트업의 전유물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SKT 등 대기업은 물론 SK바이오팜 등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이번에 CES를 통해 혁신성을 인정받기 위해 노력중이다.이중에서 눈에 띄는 제품은 SK바이오팜이 내놓은 웨어러블 기기 '제로' 시리즈다.뇌파와 심전도, 움직임 등 복합 생체신호를 측정해 뇌전증 위험을 감지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제로 글래스(Zero Glasses)와 제로 와이어드(Zero Wired)는 이미 국내 제약·바이오사로는 최초로 혁신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상황.이를 기반으로 SK바이오팜은 제로 헤드밴드와 제로 이어버드, 제로 헤드셋 등 5종의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디지털치료기기 개발까지 나선다는 방침이다.이외에도 비대면 진료 플랫폼으로 국내 1위를 기록중인 닥터나우 등도 이번 CES에서 혁신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그렇다면 왜 이렇듯 의료기기 기업들이 전자전시전에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CES가 가지는 상징성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디지털헬스케어기업 A사 대표이사는 "사실 CES는 메디카(MEDICA) 등에 비해 실수요자를 타깃으로 하는 측면은 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아마존과 구글 등을 필두로 혁신기술의 장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이에 대한 마케팅 포인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전했다.
2022-12-22 08:07:07의료기기·AI

심장에서 기회 찾는 의료기기 기업들…FDA도 적극 호응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대형 기기를 앞세운 글로벌 기업 사이에서 의료기기 스타트업들이 심장 분야에서 활로를 열며 새로운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웨어러블 등 기술력을 앞세워 대기업이 진출하지 못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며 틈새 시장을 파고들고 있는 것.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도 적극적으로 이를 밀어주며 뒷배를 자처하는 모습이다.의료기기 스타트업들이 심전도 등을 통한 심장 질환에 접근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25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웨어러블을 통한 편의성과 연속성을 강조한 심장 질환 모니터링 시스템이 속속 규제 허들을 넘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현지시각으로 23일 또 하나의 FDA 허가를 받아 낸 아이리듬 테크놀로지가 대표적인 경우다.세계 첫 웨어러블 장기 심전도기인 '지오패치'를 개발한 아이리듬은 이 제품 하나로만 이미 24개의 특허와 5개의 FDA 허가를 받아내며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과거 24시간 홀터 모니터링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한 이 제품은 최대 14일까지 지속할 수 있는 연속성과 편의성을 바탕으로 이미 미국 심전도 시장을 40% 이상 잠식해 가고 있다.여기에 더해 아이리듬은 이 센싱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웨어러블 시스템인 제우스(ZEUS, Zio ECG Utilization Software)를 개발하고 현지시각으로 23일 마침내 FDA의 허가를(501k)를 받았다.이 기기는 아이리듬이 강점을 가진 연속 모니터링 기술에 지오패치를 통해 얻은 부정맥 감지 시스템을 결합해 심방세동 의심 환자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이 시스템은 아이리듬이 개발한 지오워치(ZIO Watch)에 탑재돼 심방세동의 발생은 물론 발생 가능성을 실시간으로 임상 의사에게 전송해 즉각적인 대처를 돕는다.지오패치로 얻어진 빅데이터를 딥러닝으로 고도화시켜 부정맥 중 심방세동에 대해 초장기 모니터링을 비침습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기술인 셈이다.특히 같은 날 FDA는 마찬가지로 심장의 잡음을 감지해 특정 질환을 잡아 내는 스마트 청진 시스템도 허가했다.에코(Eko)사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성인은 물론 소아 환자의 심장 잡음의 특성을 잡아내 감지하는 방식으로 놓칠 수 있는 심장 질환을 잡아내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이미 에코사는 심방세동을 잡아내는 시스템을 적용한 스마트 청진기를 개발해 FDA의 허가를 받았던 상황. 또한 지난 6월 말에는 심전도를 통해 잡음의 종류를 분별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며 또 한번의 허가를 받아낸 바 있다.이번에 나온 특성화 시스템은 이를 더욱 고도화한 알고리즘을 적용해 심방세동을 넘어 판막 질환 등까지 잡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이처럼 스타트업들이 대기업이 미쳐 챙기지 못했던 웨어러블 심장 질환 모니터링 시스템에서 경쟁력을 보이면서 국내 기업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웨어러블 심전도기를 중심으로 빠르게 개발과 상용화를 끝내고 FDA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 실제로 현재 국내에서는 에이티센스를 비롯해 휴이노, 씨어스 테크놀로지, 웰리시스 등이 이미 상용화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임상에 적용하며 임상 근거를 쌓아가고 있다.특히 선두 기업들은 이미 FDA를 노크한 것을 넘어 일정 부분 성과를 내며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이티센스 관계자는 "이미 현지 법인 등을 통해 FDA 승인 절차를 진행중에 있으며 이르면 9월 중 허가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미 기술력과 안전성에 대한 검증은 사실상 끝난 만큼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07-26 05:30:00의료기기·AI

"심상치 않다" 말라가는 돈줄에 의료기기 기업들 냉가슴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이에 맞춰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이른바 돈줄이 말라가자 의료기기 스타트업들이 잔뜩 움츠리며 차선책을 찾아 나서고 있다.특히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을 입증해야 하는 후기 투자 라운드 기업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상황. 하지만 그럼에도 일부 테마와 초기 라운드에는 여전히 투자가 이어지며 양극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금리인상과 기술특례상장 실효성 논란 등이 맞물리면서 후기 라운드에 접어든 기업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2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공포과 금리 인상, 기술특례상장의 실효성 논란 등이 맞물리면서 의료기기 스타트업들이 자본 확충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IPO(기업 공개)를 앞둔 A기업 대표는 "지난해 후기 라운드를 진행할때만 해도 솔직히 밀려드는 돈을 어떻게 가려 받을까 고민을 했는데 지금은 180도 상황이 변했다"며 "내년도 IPO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진행할 수 있을지 솔직히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이어 그는 "그렇다고 시리즈D를 진행하기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며 "다른 기업들 상황을 봐도 밸류에이션이 마구 깎여나가는 것을 보고 있자면 자다가도 진땀이 흐른다"고 덧붙였다.이는 비단 A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들끓던 벤쳐 투자 열기가 금리 인상으로 급격하게 경색되면서 상대적으로 목돈을 유치해야 하는 후기 라운드 스타트업들의 한숨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일단 시장에 돈 자체가 말라가고 있는데다 엑시트(투자 회수) 로드맵이 엉킨 벤쳐캐피탈 등이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이며 방어 전략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여기에 바이오와 헬스케어 열풍의 배경이었던 기술특례상장 제도에 대한 실효성과 안전성 논란이 지속적으로 일고 있는 것도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결국 거래소나 코스닥 본부 등도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IPO를 준비중인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미 탈락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IPO 준비를 진행중인 B기업 임원은 "솔직히 당연히 상장될 것으로 믿었던 몇몇 기업들이 예비 심사에서 줄줄이 나가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 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가 들썩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확연하게 기특 상장에 대한 심사 기류가 변했다는 것이 느껴진다"고 전했다.그는 이어 "게다가 그나마 문턱까지 가고도 수요 예측에 실패하는 사례들도 늘고 있다"며 "우리 뿐만 아니라 IPO를 준비하던 헬스케어 기업 대부분이 갈 곳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투자 경색과 밸류에이션 하락 등으로 IPO를 앞둔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경영진은 물론 투자자들 간에 갈등을 빚는 사례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밸류에이션을 부풀려 가던 전략들이 꺾이면서 이해 관계가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A기업 대표는 "솔직히 경영진과 초기 투자자들, 후기 투자자들간에 이해 관계들이 많이 얽혀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돈이 필요하고 그들은 지분 가치를 지키고 싶어하니 꼬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하지만 일부 차세대 테마로 분류되는 기업들이나 초기 라운드 투자는 오히려 활황을 띄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최근 급성장 테마로 올라선 원격진료나 메타버스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원격진료 스타트업 중에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닥터나우는 이달 400억원 규모의 시리즈B를 성공리에 마무리지었다.의료 메타버스 스타트업인 뉴베이스도 마찬가지다. 뉴베이스도 BNH인베스트먼트와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시리즈A로 40억원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목돈이 필요한 시리즈C 이후 단계보다는 초기 투자에 그나마 남은 자금들이 몰리고 있는 셈이다.투자사 출신의 C기업 임원은 "IPO를 통한 엑시트가 투자사 입장에서는 최적의 시나리오이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는 그만큼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돈을 쪼개 초기 투자로 지분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2022-06-03 05:30:00의료기기·AI

C레벨 임원까지 속속 이탈…의료기기 기업들 골머리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의료기기 산업이 차세대 먹거리로 부각되며 유례없는 창업 호왕을 누리고 있지만 이로 인해 핵심 인력들의 부침도 가속화되면서 기업들이 골머리를 썩는 모습이다.특히 개발 인력 등 인재들의 이직을 넘어 이른바 C레벨로 불리는 핵심 임원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고민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추측과 배경을 내놓으며 뒤숭숭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의료기기 스타트업에서 C레벨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15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의료기기 스타트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대기업들의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핵심 임원의 이동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국내 의료기기 기업인 A사 대표이사는 "요즘 업계 사람들이 2~3명만 모여도 누가 움직인다더라 하는 후문들이 주된 이야기 소재가 되고 있다"며 "특히 굴지 대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면서 이에 대한 소문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그는 이어 "특히 자리를 잡아가는 스타트업들에서 C레벨 임원들의 유입과 이탈이 속속 일어나는 분위기"라며 "사실 성장하는 산업군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로 그만큼 의료산업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그만큼 업계에서 C레벨의 이탈은 산업계를 넘어 화제가 될 만큼 이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의료기기 스타트업으로 최근 IPO에 성공한 B기업 사례가 대표적인 경우다.실제로 이 기업의 경우 IPO를 이끌며 회사의 재무를 책임지던 CFO(Chief Financial Officer)가 돌연 기업을 떠나며 배경을 두고 무성한 후문이 나온 바 있다.이 CFO는 공인회계사로 굴지 회계법인과 사모투자펀드, 나아가 벤쳐캐피탈을 두루 거친 인물로 수년전 B기업에 합류해 IPO를 주도하며 마침내 상장에 성공시킨 재무 전문가다.하지만 B기업이 상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 불연듯 회사를 떠나면서 그 배경을 두고 후문이 무성했던 것이 사실. 상장 직후 CFO의 이탈은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다.특히 이 CFO는 스타트업 단계인 이 기업에 합류할때 상당량의 스톡 옵션을 받으며 주주로 올라있던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결론적으로 회사를 떠난 그가 다양한 기업의 CFO를 맡았던 경험을 살려 개인 투자사를 만든 것이 알려지면서 후문은 일정 부분 사그라든 상태지만 여전히 그가 보유한 B기업 지분 문제 등은 많은 후문을 낳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이는 비단 B기업만의 사례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상업화 막바지에 이른 C기업의 경우 창업 초기부터 함께 했던 CTO(Chief Technology Officer)가 전선을 이탈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의료기기 스타트업의 경우 사실상 CTO가 기반 기술을 앞세워 회사를 이끄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러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로 받아들여 지고 있는 상황.특히 이 CTO가 사직 의사를 표명하자 함께 기술을 개발하던 후배 개발자들도 들썩이면서 이 기업을 둘러싼 후문이 무성한 상태다.의료기기 스타트업인 D사 임원은 "IT나 헬스케어 스타트업에서 CTO는 사실상 기업 자체라고 봐야 한다"며 "결국 누가 빨리 시장에 완성된 제품을 내놓는 가에 대한 싸움이기 때문에 보통 창업자가 CTO를  맡거나 최대 주주가 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라고 전했다.그는 이어 "그런면에서 아직 엑시트(EXIT)를 하지 못한 스타트업의 CTO가 움직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매우 드문 일이 일어나기는 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스타트업의 조직 문화와 인력 품귀에서 이러한 영향을 찾고 있다.최근 회사의 살림을 이끌어 온 COO(Chief Operations Officer)가 사직한 E기업의 사례도 있다. 이 기업 COO는 굴지의 글로벌 기업을 거쳐 3년전 이 기업에 합류한 인사로 CFO와 COO역할을 함께해 왔다.하지만 그는 최근 대기업 임원 스카웃을 받아 이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 기업은 백방으로 이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노력중에 있지만 한달여간 아직까지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그렇다면 이처럼 회사의 핵심 임원들이 연이어 의료산업을 떠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일단 최근 4차 산업 혁명을 타고 의료산업에 막대한 펀드가 도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사방에 기회가 널려있다보니 더 큰 떡을 찾아 나서는 경우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심사역 출신의 D사 임원은 "결국 창업자가 아니면 C레벨 임원들도 샐러리맨일 뿐"이라며 "산업 전체에 막대한 돈이 돌고 있고 급성장하는 기업은 많지만 막상 C레벨급 전문가는 귀하다는 점에서 커리어만 충족된다면 골라가며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또 다른 해석으로는 기업 문화와 스타트업 문화의 차이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기업 출신들이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다시 기업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 것이 바로 그 이유라는 것.이 임원은 "언급된 기업들만 봐도 C레벨 임원들 대부분이 기업 출신 아니냐"며 "체계와 인프라가 갖춰진 대기업에서 진두지휘하던 사람이 스타트업 바닥에 들어오면 적응되지 않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한두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창업자의 원맨쇼로 끌고 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그 안에서 의견 충돌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결국 스타트업이 기업으로 성장하느냐에 대한 부분을 이 부분에서 찾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2022-04-19 05:30:00의료기기·AI

기업은 기업일 뿐 오해하지 말자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최근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보고서를 내놨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15개 국가 의료기기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설문 조사 결과가 바로 그것이다.무려 150개 기업들이 참여한 이번 설문은 의료기기사들의 애로사항이 골자였다. 결국 기업을 이끌어 가는데 무엇이 제일 힘드냐는 질문에 대한 속 깊은 답변들이라는 의미다.이번 보고서가 흥미로운 점은 15개 국가, 150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인데도 유독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국가마다 산업 생태계가 다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14개 국가의 기업들과 우리나라 기업들간에는 선명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뜻. 한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이러한 명확한 차이를 보인 부분은 사실상 이번 조사의 핵심 중 하나였다. 사업하는데 제일 힘든 부분에 대한 이야기다.결과적으로 14개 국가의 기업들은 하나 같이 제1순위 당면 과제로 자본과 차별성을 꼽았다.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워나가는 것이 제일 어렵다는 답변이다.실제로 조사 결과를 보면 14개 국가 기업들은 39%가 시장 진입과 차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고 35%가 자본 마련이 어렵다고 털어놨다.우리나라 기업들은 어땠을까. 역설적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은 87%가 시장 진입과 차별화에 자신이 있다고 답했고 83%가 자본 마련에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다시 말해 다른 어떤 국가들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투자를 받고 내수는 물론 세계 시장에 나갈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가 된다.그렇다면 대체 이러한 기업들이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부분은 뭘까. 우리나라 기업들의 답변은 하나로 모아졌다. 바로 정부와 공공기관이다. 다시 말해 규제기관이다.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등 각 정부 부처들이 앞다퉈 의료기기 산업 지원책을 내놓고 각 공공기관들과 지방자치단체들도 잇따라 지원책을 쏟아내는 시점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왜 14개 국가들과 달리 이러한 고민들을 안고 있는 것일까.최근 규제 기관 퇴직 공무원과 박사급 통계 전문가를 영입한 A기업의 사례를 보면 이들의 고민들을 절실하게 엿볼 수 있다. 이 기업이 이들을 영입한 가장 큰 이유가 정부 과제, 연구·용역 보고서 단 두가지 이유이기 때문이다.실제로 사석에서 만난 이 기업 대표는 이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털어놓았다. 실제로 연구와 R&D를 진행하는 것보다 과제를 따기 위해 제안서를 쓰고 또 이에 맞춰 보고서를 쓰는 일에 더 시간을 쓰고 있다는 하소연이다.국내 최고 권위의 의학 단체 대한의학회 임원인 B교수의 말도 귀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그는 최근까지 모 정부 기관의 요청으로 의료기기 실증 및 검증사업을 맡았다가 지금은 손을 놓아 버린 상태다.이유는 하나였다. 본인이 작성한 보고서가 세번이나 퇴짜를 맞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직접 의료기기를 검증해 작성한 보고서가 퇴짜를 맞은 것보다 이를 되돌려보낸 정부 기관의 태도에 학을 떼고 마음을 돌렸다고 한다. 그는 에둘러 전문가에 대한 존중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고 정리했다.이러한 사례들이 가리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기업은 기업대로, 전문가는 전문가대로 그들의 일을 충실히 하고 있는 가운데 어느 바퀴 하나가 홀로 헛돌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그 바퀴가 수조원대 자금을 들고 방향성을 정하는 앞바퀴라는 점에서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산으로 가고 있는 이유는 명확해 보인다.산업은 기업이 키운다. 이에 대한 검증은 전문가의 몫이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기업이 만들고 국내 최고 석학이 검증한 보고서를 양식에 맞지 않는다고 돌려보낼 시간에 핸들을 잡은 책임감을 되돌아볼 일이다. 고성능 스포츠카일수록 잘못된 핸들 조작 한번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2022-04-04 09:10:00오피니언

네트워크 목마른 의료기기 기업들 "정부 지원 아쉽다"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시장 진입과 자본 확보 등에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반면 정부나 타 기업과의 소통과 네트워크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해외 유통망이나 임상시험 환경 등 네트워크 인프라에 목말라하고 있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었다.메드트로닉이 31일 아태지역 의료기술 시장 조사 진행 결과를 발표했다(사진은 이희열 아태지역 총괄)메드트로닉은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주도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의료 기술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31일 백서를 통해 이 결과를 공개했다.이번 백서는 2021년 9월부터 10월까지 한국, 일본, 호주, 싱가폴 등 아태 지역 15개 국가의 의료기기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대표 및 임원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 면접조사를 통해 진행됐다.그 결과 아태지역 의료기기 스타트업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인력 확보와 협력 체계 구축에 있었다.그중 인력 확보는 어느 국가건 스타트업들에게 가장 부담을 주는 요인이었다. 응답자의 84%가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한 것.이로 인해 이들은 대부분이 인재와 기술 인력 육성과 고용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을 내놨다.또한 대부분 스타트업들은 파트너쉽을 기업 발전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었다. 응답자의 76%가 향후 중대한 해결 과제로 정부나 산업계, 혁신 기술 기업들과의 파트너쉽을 언급했기 때문이다.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을 묻는 질문에도 38.7%가 정부 지원 확대를, 37.8%가 민감 부문과의 협력 강화 플랫폼이라고 답했다.하지만 이러한 문제에 대해 다른 아태 지역 국가들과 우리나라의 현실은 조금 다르게 나타났다.인력 확보 등에 대해서는 공통된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시장 상황과 협업 환경 등에 대해서는 인식의 차이를 보였던 이유다.실제로 전체 아태 지역과 비교할때 한국은 시장 진입 등에 대한 성숙도가 높고 스타트업의 자금 확보가 비교적 용이한 것으로 조사됐다.초기 스타트업이 직면한 중대한 해결 과제를 묻는 질문에 아태 지역의 다른 기업들은 무려 39%가 시장 포화와 진입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한국의 경우 17%에 불과했다.또한 자금 확보에 대한 어려움에 대해서도 아태 지역 기업들의 경우 35%가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응답을 내놨지만 국내 기업들은 13%만이 이같이 응답했다.특히 스타트업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른 아태 지역 국가의 기업들은 42.7%가 매우 경쟁적 관계라고 답한데 반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3.3%만이 경쟁하고 있다고 답했다.그렇다면 다른 아태 지역 국가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장 진입과 자금 확보에 상대적으로 안정적 환경을 가진 국내 기업들은 어떤 부분에 한계를 느끼고 있을까.이에 대해 한국 기업들은 정부와 공공기관과의 협력이 힘들다고 답했다. 국내 기업 중 37%가 정부 지원을 확대하고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한 것. 또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답변도 23%에 달했다.메드트로닉 한승현 전략 이사는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의료기관과의 협력 관계는 매우 돈독한 반면 정부 기관과의 소통은 어렵다는 답변이 많았다"며 "이로 인해 초기 스타트업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해결 과제에 대해 다른 아태 기업들은 시장 접근성 등을 꼽은 반면 한국 기업들은 파트너쉽과 협력을 1순위로 꼽았다"고 설명했다.이와 동시에 국내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로부터 노하우를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을 갈망하고 있었다.  국내 기업들만을 한정해 혁신을 위해 필요한 과제를 묻자 절반(50%)이 다른 기업들로부터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메드트로닉은 현재 진행중인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통해 선도 기업으로서 이러한 수요를 채워간다는 방침이다.이러한 백서를 통해 기업들의 충분한 수요를 확인한 만큼 역량 개발과 파트너쉽,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네트워크 구축 등을 도모하며 아태지역의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를 위해 메드트로닉은 싱가폴에 아태지역 최초로 가상 현실과 의료 인공지능, 로봇공학 등의 체험 공간을 디지털 메드트로닉 혁신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또한 지난해 진행한 메드트로닉 아태지역 혁신 챌린지를 통해 새로운 파트너쉽과 스타트업 역량 개발을 위한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이어간다.특히 메드트로닉은 이에 대한 성공 사례들을 만들고자 이번 아태지역 혁신 챌린지에서 우승한 '메디씽큐(MediThinQ)'와의 협업 관계를 좋은 케이스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메드트로닉 이희열 아태지역 총괄은 "메드트로닉은 이미 10만명의 직원이 활동하고 있고 연구 인력도 1만명에 달한다"며 "이에 투자되는 연구 개발비만 해도 1년에 조 단위로 우리나라 의료기기 전체 R&D 예산보다도 많은 수준이다"고 운을 뗐다.하지만 혁신적 아이디어는 이러한 예산과 인력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닌 만큼 메드트로닉이 가진 자본력과 유통망을 활용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 메드트로닉의 전략이다.이희열 총괄은 "이번에 아태지역 혁신 챌린지에서 우승한 메디씽큐의 혁신 기술을 보는 순간 우리가 개발한다면 수천억원의 예산을 7~8년은 걸린다고 판단했다"며 "그렇다면 우리가 이를 직접 개발하기 보다는 함께 손을 잡고 메드트로닉의 예산과 마케팅 능력, 유통망을 활용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양쪽에 다 유리하지 않겠냐"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러한 협업 케이스가 바로 메드트로닉이 바라보는 효율적 협업 모델"이라며 "이러한 좋은 케이스들이 지속적으로 나와준다면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국내 기업들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2-04-01 05:30:00의료기기·AI
초점

"수천억 예산 어디 갔나" 의료기기 실증사업 한계론 대두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4차 산업 혁명으로 의료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실증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한계론이 대두되고 있다.대부분이 연구 과제 형식으로 단기 프로젝트에 불과한데다 지원에 비해 수많은 서류 작업 등에 시달린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것. 이로 인해 기업들은 물론 학회들의 이탈 기류도 감지되는 분위기다.정부 주도 의료기기 실증사업 봇물…관련 예산 폭발적 증가13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각 정부 부처와 기관들이 마련한 의료기기 실증사업들이 실제 기업들의 수요와 엇박자를 내면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4차 산업 혁명을 타고 정부 주도의 의료기기 실증 등 지원사업이 급증하고 있다.정부 실증사업에 참여중인 A기업 임원은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돌아온건 수많은 서류뭉치들 뿐"이라며 "정작 필요한 부분보다는 보고서를 위한 보고서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털어놨다.실제로 정부는 4차 산업 혁명과 코로나 대유행으로 촉발된 의료산업 붐에 맞춰 다양한 방식의 실증 등 지원사업을 마련하며 산업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보건복지부가 11일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공모형 국산 의료기기 경쟁력 강화 사업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이 프로젝트를 통해 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기기 실증 지원사업 체계를 마련하고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과 융합한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을 실증할 예정이다.총 5년간 200억원을 들여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의 임상적 안전성과 유효성을 정부와 지자체가 직접 지원하는 것이 골자.또한 나아가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에 대한 유효성 평가 모델 개발에·대한 실증도 진행하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치매와 우울증 등 정신건강 분야 디지털 치료기 임상 실증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지원할 계획이다.보건복지부 이형훈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이번 신규사업을 통해 의료기기 산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고 미래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또한 앞으로도 연구 개발과 임상·실증, 국내외 시장진출까지 전 주기적 지원으로 의료기기산업을 적극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이러한 사업은 비단 복지부만의 전매특허는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까지 다양한 정부 부처들이 의료기기 산업 육성을 외치며 다양한 사업들을 줄줄이 쏟아내고 있다.복지부 등 5개 정부 부처가 구성한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단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 사업은 무려 1조 2천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는 범 국가적 프로젝트.사업단을 주축으로 총 9가지 의료기기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범 정부적 지원을 통해 한국형 의료기기 개발과 실증, 상용화를 돕는 것이 골자다.이를 기반으로 이미 각 카테고리별로 200개가 넘는 세부 사업들이 이미 진행중인 상황.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진행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이미 반환점을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부처별 사업들도 활발이 이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사용자 경험 축적을 목표로 국산 의료기기 활성화 지원 사업을 진행중이다.또한 중소벤처기업부는 비대면 의료기기 스타트업 지원에 6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사업을 추진중에 있으며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도 차세대 의료기기 전주기 지원사업에 들어갔다.이외 복지부도 국산 의료기기 사용자 평가 지원사업을 통해 31개 과제에 30억원의 예산을 투입중이며 보건산업진흥원도 마찬가지 사업을 통해 기업별 2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의료기기 기업 수요와 엇박자…"선택과 집중 필요"이처럼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에 이르기까지 의료기기 산업 육성을 위한 수많은 지원사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실제 기업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기업들이 현장에서 요구하는 수요와 정부 지원 사업이 엇박자를 내면서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수요와 정부의 지원 사업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 셈. 가장 많은 지적을 받는 부분은 바로 실효성에 대한 부분이다.지난해 지원사업 십여개를 수행한 B기업 임원은 "사실 이러한 지원사업들이 산업계가 꼭 바라던 일이었던 것은 맞다"며 "하지만 각 정부 부처들이 앞다퉈 준비 안된 사업들을 쏟아내고 있는데다 말 그대로 '공무원' 마인드가 결합되면서 실상은 엉망진창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꼬집었다.그는 이어 "실제 실증 등 기업에 필요한 사업을 추진하기 보다는 이 사업을 따기 위한 PT 준비나 사업을 이어가기 위한 보고서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말 그대로 페이퍼 워크(서류작업)에 빠져 정작 중요한 부분은 손도 못댄 채 사업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덧붙였다.정부 부처간 경쟁으로 인해 사업의 연속성이 없다는 지적도 많다. 부처별로 실적을 내려하다보니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에만 예산이 치중되고 있는데다 이마저도 중복 사업들이 많다는 것.이로 인해 일부 기업들은 독보적 기술 개발 등 보다는 사실상 정부 예산만 확보하는데 주력하며 산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A기업 임원은 "그럴싸한 PT 몇장과 얼굴 마담격인 임원들을 앞세워 정부 과제나 사업들만 쏙쏙 빼먹는 기업들이 사방에 깔려있다"며 "수십억원에 달하는 정부 예산만 줄줄이 따놓고 돌려막기를 하는 경우로 이러한 기업들로 인해 정작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포장에 능하지 못한 알짜 기업들이 소외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귀띔했다.이어 그는 "정부가 인공지능이나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등 급부상하는 키워드에만 예산을 집중하다보니 이를 교묘하게 결합해 가며 예산만 탕진하는 경우"라며 "정부 부처들마다 경쟁적으로 실적을 내려다보니 정작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에 대한 검증 등에는 소홀한 경향이 많다"고 비판했다.그러다보니 아예 이러한 사업 자체를 포기하거나 외면하는 기업들도 생겨나는 추세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판에서 벗어나 차라리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판단을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스타트업 중 성공 케이스로 꼽히는 C사가 대표적인 경우다. C사는 지난해까지 진행하던 정부 사업들을 모두 반납하고 올해부터 아예 이를 수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C사 대표이사는 "이제 실증사업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진절머리가 난다"며 "수많은 과제들을 수행했고 수많은 사업에 참여했지만 정작 남은 것은 산더미처럼 쌓인 보고서들 뿐"이라고 전했다.그는 이어 "정부 예산을 따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우리가 정말 해야할 일에 집중하자는 취지에서 더이상 실증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차라리 그 리소스와 인프라로 우리가 잘하는 분야에 매진하다는 취지"라고 말했다.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단기적 프로젝트에 매몰되지 말고 실제 국내 기업들이 상용화를 넘어 수출까지 이어갈 수 있는 부분에 집중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너무나 아까운 정부 예산이 부처간 경쟁으로 인해 소모적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는 지적이다.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유철욱 회장은 "각 정부 부처들이 경쟁적으로 사업 모델을 만들고 지원 체계를 짜다보니 이제는 기업들도 나아가 협회도 어디서 어떤 과제들이 시행되고 있는지 모를 지경"이라며 "실제로 혁신적 제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전시적 지원책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꼬집었다.아울러 그는 "정말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실증과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수십억원이 됐든 수백억원이 됐든 집중적으로 투자해 마중물을 부어야 한다"며 "이러한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야 국내 산업 전체를 견인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최대 지원군 의학회도 이탈 위기 "사업 의미 퇴색됐다"이는 비단 기업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소모적인 사업 구조가 지속되다보니 국내 의료기기 산업 부흥이라는 취지에 맞춰 기꺼이 발을 담근 지원군들도 속속 철수를 준비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혁신 의료기기 검증과 자문 등을 자처하던 의학회도 이같은 문제점에 공감하고 있다.범부처 사업단 등에서 의료기기 실증 및 자문 역할을 맡으며 큰 축을 담당하고 있던 대한의학회가 대표적인 경우다.대한의학회는 의학자들이 산업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취지로 다양한 정부 사업과 사업단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팔을 걷어 붙인 바 있다.현재 가장 큰 규모의 프로젝트인 범부처 의료기기 사업단에서 별도의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혁신 의료기기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이를 위해 의학회는 산하학회 100여곳에서 전문가들을 추천받아 기업들과 1대 1로 매칭하며 연구 단계부터 의학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체계를 마련했다.또한 이를 위한 임상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물론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혁신의료기술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것도 사실이다.과거 의학에만 몰두했던 관행을 버리고 학문적 기반을 바탕으로 향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차세대 산업 육성에 사회적 기여를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대한의학회 이진우 부회장(혁신의료기술위원장)은 "그 어떤 혁신 의료기기 기술도 결국 의사의 검증과 신뢰를 통해서만 비로서 빛을 발할 수 있다"며 "혁신 의료기기가 차세대 먹거리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개발 단계부터 의학 전문가 단체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의학회의 의지"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과거와 같이 개발이 끝난 기기에 대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던데서 벗어나 개발 단계부터 의학자들이 함께 한다면 분명 조금 더 효율적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이러한 취지에서 의지를 불태웠던 의학회도 앞서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지쳐가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기업들의 토로와 지적이 지원군인 의학회에도 똑같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이로 인해 의학회가 자문을 자처한 각 사업 등에서도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면서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갈 위기도 감지되고 있다.대한의학회 임원은 "산업 분야에 대한 목소리를 자제하던 의학회가 지금과 같이 의료기기 검증과 자문에 나선 것은 전문가 단체로서 사회적 역할을 해야한다는 책무가 가장 컸다"며 "하지만 1년여 동안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 결과 회의적 시각이 가득하다"고 털어놨다.그렇다면 그 어느때보다 자문과 검증에 적극적이었던 의학회가 이처럼 회의적으로 돌아선 이유는 뭘까.일단 앞서 기업들이 지적한 문제들이 크다. 단기적인 사업들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이에 대한 의학회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이 임원은 "바라는 목표와 지향점, 관련 기술들은 첨단을 달려가고 있는데 이를 추진하는 정부와 기관들의 시스템은 20세기 방식에서 벗어나질 못했다"며 "말로만 4차 산업을 얘기하지 일을 추진하는 방식들은 과거 관료주의에서 단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이어 그는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학술단체를 마치 용역회사 부리듯 감시하고 관리하면서 자기들 입맛대로 이러저리 휘두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자문과 용역은 엄연히 다른 것인데 의학회가 이러한 처우를 받아가면서 이 일을 지속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이에 따라 의학회는 이같은 의견들을 각 부처 및 범부처 의료기기 사업단 등에 전달하고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또한 만약 지금과 같은 구조와 체계가 지속된다면 의학회 내부의 합의를 거쳐 전면적으로 이를 중단하는 방안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의학회 임원은 "대한의학회가 무슨 돈과 예산을 바라고 이러한 자문과 검증을 자처했겠느냐"며 " 권위있는 학자와 학회들이 PPT까지 만들어가면서 마치 연구비를 따내는 것 같은 지금과 같은 구조가 지속된다면 우리가 이러한 자문과 검증 역할을 해야할 이유 자체가 없다"고 강조했다.아울러 그는 "이에 대한 분명한 의견을 정리해서 전달할 계획이며 자문과 용역은 엄연히 다른 것임을 분명하게 선을 그을 예정"이라며 "지금과 같은 관료주의적 방침과 체계를 유지하겠다면 의학회는 미련없이 중단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2022-02-14 05:30:00의료기기·AI

"억대 연봉도 무용지물" 심화되는 인력난에 기기사들 시름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4차 산업 혁명을 타고 의료기기 산업이 차세대 먹거리로 부각되면서 개발이나 인허가 등 전문가들의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의료기기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1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을 보장해도 채용 자체가 힘든데다 애써 채용한 인력조차 수개월만에 다시 이직하는 사례가 늘면서 고민이 가중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이러한 잦은 이직과 스카웃에 대한 기업 윤리 문제까지 불거지는 모습이다.의료기기 분야 인력난 심화…치솟는 몸값에 기기사들 한숨21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혁신 의료기기를 중심으로 스타트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나아가 대기업들이 잇따라 산업에 진출하면서 관련 전문 인력에 대한 품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의료기기 산업에서 핵심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업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의료정보기업인 A사 임원은 "지난해 개발자들이 대거 퇴사해 큰 위기를 겪었는데 겨우 채워놓은 인력이 최근 또 다시 무더기로 나가버렸다"며 "2~3년전부터 TO(정원)을 단 한번도 채워보지 못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그는 이어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제는 아예 1년 내내 개발자 모집 공고를 걸어놓는 상황까지 왔다"며 "워낙 구하기가 어렵다보니 지난해 연봉도 대폭 인상했는데 이걸 대체 어디까지 올려야 하는지 이제 감도 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이는 비단 A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특히 최근 대기업들에서 잇따라 의료산업 분야에 뛰어들며 관련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인력난은 더욱 더 심화되는 분위기다.최근 아예 개발팀 전체가 이동하면서 사실상 사업 중단 위기까지 겪은 의료기기 스타트업 B사가 대표적인 경우다.B사는 올해 상반기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지만 최근 개발 인력이 대부분 빠져나가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져있다.CTO(최고기술책임자)가 동분서주하며 동문과 후배들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의료기기라는 산업의 특성상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B사 대표이사는 "사실상 올해가 회사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시점인데 개발팀이 싸그리 빠져나가면서 망연자실한 상태"라며 "CTO가 겨우겨우 개발자들을 모아 놓기는 했지만 몇 년간 손발을 맞춘 인력의 손실은 도저히 메워지지가 않고 있다"고 전했다.이어 그는 "과거에는 네이버나 카카오 등 대기업들이 신규 사업 진출할때나 조금 걱정하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각종 은행에 보험사, 통신사들까지 블랙홀처럼 인력을 빨아들이고 있다"며 "애써 키워서 대기업에 인력을 갖다 바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RA·PM 등도 귀하신 몸…일각에선 상도덕 지적도이는 비단 개발자만의 문제도 아니다. 의료기기 인허가의 핵심 인력인 RA(인허가 전문가), PM(상품 관리자) 등의 인력도 이미 품귀 현상이 고착화된지 오래다.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스카웃 전쟁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특히 최근 개발되는 혁신 의료기기들은 기획 단계부터 내수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인력난은 더욱 심화되는 분위기.문제는 역시 몸 값이다. 이렇게 RA 인력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다보니 억대 연봉을 제시하고도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늘고 있는 이유다.의료 AI 개발사인 C사 임원은 "RA 인력은 지금 사실상 부르는게 값이라고 할 정도로 이제 채용 시장의 최상위 포식자다"며 "지난해 전문가로 알려진 인력을 한명을 채용했는데 연봉을 거의 두배 가까이 올려서 다른 곳으로 이직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그는 이어 "억대 연봉을 줘도 아예 뽑을 수 조차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도 이제는 아예 대행사를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실제로 현재 국내에서 인허가 전문가로 통하는 RA 1급 자격증 보유자는 손에 꼽을 정도다. 전국을 통털어 십수명 밖에 되지 않는 것이 현실.더욱이 1년에 새롭게 자격을 취득하는 인력도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이미 수요와 공급 곡선은 무너진지 오래다.한 단계 아래인 RA 2급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특히 혁신 의료기기 등은 의료와 IT, 거기에 ICT 등의 첨단 기술들이 융합된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전문성을 가진 인력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인력은 매우 제한적이다.RA인력도 문제지만 IR·PR(기업 홍보)와 PM 등의 채용도 만만치 않다. 이 또한 전문성을 가진 인력풀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이로 인해 상당수 기업들이 전문 인력 채용에 지쳐 대행사 등을 통해 이를 보완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마찬가지로 수요가 몰리다보니 이 또한 부담이 커져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C사 임원은 "사람을 찾다 찾다 결국 포기하고 RA와 PR 모두 대행사를 활용하고 있다"며 "인력 자체를 뽑을 수 없다 보니 사실상 선택지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이어 그는 "문제는 그쪽 업계에서도 워낙 수요가 많다보니 점점 더 대행 수수료를 올리고 있다는 것"이라며 "말 그대로 장사해서 대행사 수수료만 내고 있는 꼴"이라고 털어놨다.이처럼 인력난이 점점 더 심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상도덕에 대한 지적과 비판들도 나오고 있다. 워낙 채용이 쉽지 않다 보니 다른 기업의 인력을 대규모로 스카웃하는 일들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이유다.특히 일부 기업들은 아예 팀 전체를 스카웃 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는 상황. 최소한의 상도덕과 기업 윤리가 무너졌다는 지적들이 나오는 이유다.B사 대표이사는 "기술력이 사실상 전부인 스타트업의 개발팀 전체를 스카웃 한다는 것은 아예 그 기술을 통째로 먹겠다는 것과 다를바가 없지 않느냐"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정말 매일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고 꼬집었다.아울러 그는 "이것은 최소한의 기업 윤리이자 상도덕이라고 본다"며 "상대가 대기업이다보니 말 그대로 찍소리도 못하고 있긴 하지만 정말 이렇게까지 해도 되는지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2022-01-24 05:30:00의료기기·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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